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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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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에 대해 모르고 있었지만 그 비밀과 거짓말이 서서히 드러날 때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거쳐간 나쁜 회사들의 유형을 닮은 사례들이 나와서 더욱 몰입하며 읽은 것 같습니다. 내부고발자들이 아니었다면 그 큰 사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은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기업가치 10조 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메디컬 스타트업 회사에서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된 테라노스의 사기극을 폭로하였습니다. 테라노스의 창업주인 엘리자베스 홈즈를 보며 소시오패스가 떠올릴 정도로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금세 안색이 확 바뀌고 적대시하는 걸 보고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작 20대인 그녀가 운영하는 회사는 회사 보안(기밀 유출 방지 등)이라는 이유로 매우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부서 간 소통이 불가능하고 개인 컴퓨터의 메신저까지 철저하게 감시합니다. 무엇보다 매우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죠.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해도 탐탁지 않은 이유로 쉽게 해고를 해버립니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영화화까지 결정되었는데 읽을수록 박진감이 넘치는 책입니다. '집에서 직접 피 한 방울만 뽑으면 수백 가지 건강 검사를 할 수 있다!'는 테라노스의 캐치프레이즈는 일종의 혁명이었습니다. 값비싼 의료 보험료로 부담스러운 미국에서 집에서 편리하게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면 질병을 발견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은 숭고하게 비치며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그저 허상에 불과한 이상이었습니다. 절대적인 표본 수치가 적을뿐더러 기계 고장과 무선 송출 오류 등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에디슨이라는 기기도 완벽하지 않은 의료 목적이 아닌 연구용 기기였죠. 엘리자베스 홈즈는 사람을 홀리고 설득시키는 마력으로 많은 인재를 모으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는 성공하지만 감추려 한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스스로 초래한 문제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무려 전직 테라노스 직원 60명을 포함한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쓴 이 책은 이미 테라노스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더라도 금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됩니다. 그만큼 테라노스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비상식적이고 이해하지 못할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죠. 실제 테라노스에서 제왕적 위치에서 여왕 행사를 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눈밖에 나며 해고는 정해진 수순이 되어버리죠. 이렇게 내부고발자들에 의해서 테라노스의 실체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게 되었고, 엘리자베스 홈즈의 거짓말은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5년 10월, 테라노스의 비밀이 폭로되면서 한 사람의 그릇된 윤리관과 거짓, 그리고 이를 포장한 언론의 힘이 어떤 결과를 낳는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엘리자베스 홈즈는 10년간 기업 임원으로 취임하는 것을 금지당하고 45억 달러로 평가받던 주식 가치는 하루아침에 0원으로 추락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1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이 공중분해되었죠.

이는 사람들의 욕망이 엘라자베스 홈즈로 인해 발현되어 엄청난 사기극이 되어 수많은 피해를 낳게 된 것입니다. 그녀의 거짓말에 속아 엄청난 행운을 누릴 수 있는 징조라고 잘못 판단하고 여러 언론 매체에서 팩트 체크 없이 일을 벌이다 고발당한 것이죠. 기업 윤리를 명백하게 위반한 사례이고 그 결말은 끔찍한 파멸을 불러왔습니다. 비단 테라노스의 일일까요? 비슷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대우, 조희팔, 황우석 등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대국민 사기극은 다양한 형태로 미수를 뻗칩니다. 한 기업에 대한 폭로였지만 생각할 점도 많은 책이었고 무엇보다 두꺼운 분량임에도 속도감 넘치게 읽게 한 필력이 놀라울 뿐입니다.

 

배드 블러드
국내도서
저자 : 존 캐리루(John Carreyrou) / 박아린역
출판 : 와이즈베리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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