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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여기가 좋은 이유

 

 

마음이 이끄는 공간을 찾았을 때 분위기가 주는 안정감은 우리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내 취향과 맞아떨어져서 몇 번을 찾아가도 좋은 곳은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어집니다. 한숨처럼 내뱉는 "아~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특정한 공간에서 느끼는 행복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 곳을 꼽자면 용산가족공원, 여의도한강공원, 달의다락,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산림치유원, 뮤지엄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 떠오릅니다. 제아무리 화려하고 최신식 시설을 갖춘 곳이라 해도 마음이 불편하면 오래 머무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마음에 편안함을 주는 곳이 바로 <여기가 좋은 이유>입니다. 이 책은 사진 찍는 건축가 김선아 씨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하여 20곳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가본 곳도 있었고 책을 읽은 뒤 가보고 싶은 곳도 생겼습니다.

레트로 열풍으로 기존 스타일을 새롭게 살린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니언 성수, 오랑오랑, 옹느세자메, 오르에르가 대표적인 예일 듯싶네요. 재건축을 하기보다는 리모델링으로 공간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해석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주택 가옥을 살려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하는 곳들이 많아져서 홍대 거리, 합정동, 삼청동, 상수동 등을 지날 때면 반가운 기분이 듭니다. 결국 공간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발길을 오래 붙잡아두고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머무는 공간이지만 특별한 사진을 남기고,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라면 다시 기억나서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요? 저마다 좋은 기억을 가진 공간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한 번 방문한 뒤로 자꾸 생각나게 마련이죠. 조금은 허름해도 공간이 주는 특수성과 사람 때문에 좋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받아도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어떤 얘기를 해도 이해해줄 것 같은 곳. 누구 눈치를 보지 않고 오래 머물러도 마음 편하게 있다 올 수 있는 곳. 친한 친구들끼리 와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곳. 혼자 가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이제는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거나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대신 옛 것을 살린 공간들 덕분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건물과 공간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바꾸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곳일수록 일관된 콘셉트를 유지하며 전체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인천 바다와 인접한 네스트 호텔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공간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저자가 선정한 20곳을 통해 좋은 이유들을 자세히 설명해줘서 공간을 꾸밀 때도 도움이 될 듯싶었습니다. 원래 목적에 맞게 공간을 다르게 배치해주는 것만으로도 차별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저자를 통해 듣고 나니 건물과 공간이 새롭게 다가오고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여기가 좋은 이유
국내도서
저자 : 김선아
출판 : 미호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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