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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나심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 : 선택과 책임의 불균형이 가져올 위험한 미래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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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

 

 

솔직히 말하자면 저자가 지적한 점들을 읽으면서 속으로 매우 통쾌하고 속 시원했습니다. 저자의 <인세트로>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서 우리가 왜 불편함을 느꼈었는지 그 이유가 설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간섭주의자에 대해서 말해주는데 이 부분이 핵심일 듯싶습니다. 간섭주의자란 자신이 책임지지 않는 일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하여 개입하고 나서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의 심각한 결함 세 가지를 지적하면 첫째, 동역학이 아니라 정역학 방식으로 생각하고 둘째, 생각이 단편적인 수준이 머무르며 셋째, 행동의 상호작용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 책임질 일이 없으니 그릇된 판단을 내리기 쉽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마치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는 권력자가 안보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는 것처럼 행동과 책임의 불균형은 그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당사자는 쏙 빠지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 사회는 우리들의 삶을 불안하고 불확실하게 만듭니다. 3800년 전 바빌론 광장에 세워졌던 함무라비 법의 황금률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당신이 다른 이들에게 기대하는 그대로의 행동을 다른 이들에게 하라." 은율은 "당신이 싫어하는 다른 이들의 행동을 다른 이들에게 하지 마라." 세상 이치를 이보다 명쾌하게 드러내는 말이 있을까요?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동과 경험으로 증명되지 않는 사실들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설파한 뒤 문제가 생기면 정작 본인은 책임을 회피하는 전문가 집단들입니다.

복잡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순진하게 세상을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가짜 뉴스가 진실을 뒤덮고 거짓 전문가(혹은 지식인)들이 언론을 이용하여 왜곡된 사실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이득을 챙기는 세상입니다. 내가 사는 이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핵심을 찌르는 주장들로 인해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입안으로 고구마를 몇 개 집어넣은 것처럼 답답한 정치와 경제를 보며 저자는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이 그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내용을 보며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평등과 감언이설,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의 위선을 바라보며 저자의 이 한마디 말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세상은 희생을 감수하고 행동하는 자들이 바꾼다." 역사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행동하는 자들로 인해 진보를 이뤘습니다. 이 세계를 움직여온 메커니즘의 민낯을 목도하며 나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킨 인 더 게임 Skin in the Game
국내도서
저자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 김원호역
출판 : 비즈니스북스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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