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창업주이자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1989년 4월에 사망하였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경영철학을 본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토론 모임을 갖는가 하면 생가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그가 집필한 경영 서적은 도쿄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고 후배 경영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사회에서 한 기업인이 존경받는 위치에 있기란 우리나라를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 면보다는 오히려 사건·사고를 다룬 사회 면에서 쉽게 소식을 들을 정도다. 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로 대표되는 재벌 이미지는 이제 지워내기 어렵게 되었다. 기업 소유주 또는 기업의 분식회계, 횡령, 배임 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재벌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의 이익이란 회사가 사회에 공헌하고서 사회로부터 받는 사례금"이라며 사회 번영을 위해 좋은 제품과 깔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보상으로 받는 대가가 기업 이윤이라는 논리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 이익을 올리는 일에 집중하는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철학이다. 마쓰시타 외동딸이 낳은 손자 마사유키가 전하는 교훈도 귀담아 둘만 하다. "제가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교훈은 3가지입니다. 첫째, 경영의 비결은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것. 둘째,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라는 것. 셋째, 마음을 비우고 순수한 마음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재벌 2세, 3세가 마쓰시타의 경영을 본받아 실천에 옮겼어도 이렇게까지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마음을 비우지 않기 때문에 갑질로 인한 횡포가 만연해있는 것이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수평 문화도 마쓰시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엘리트 사원에 연연하기보다는 인재를 키울 때 믿고 격려해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가 그의 입버릇 중 하나인데 직위와 상관없이 신입 사원이나 노조 간부에게 의견을 묻고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니 조직의 단결력이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지시사항을 하달하기 보다 사원 전원이 경영 참여를 하는 길을 열어두었고 사소하거나 궂은일도 허투루 여기는 법이 없다. 항상 스스로 솔선수범하며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가 집필한 많은 책들처럼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생을 다룬 평전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 경영을 위해 어떤 교훈을 얻고 배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 이익을 올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직원의 마음을 얻고 경영 철학을 지켜내기란 누구나 할 수 없다.
|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0) | 2019.05.17 |
---|---|
[책 리뷰] 무민파파와 바다 :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0) | 2019.05.13 |
[책 리뷰]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 : 진심, 긍정, 노력이 내 삶을 배신한다 (0) | 2019.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