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6일에 처음으로 가본 전북 고창을 패키지 여행 중 잊지 못할 곳이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계절이라 온통 붉고 노란 잎새들이 겹겹이 채색을 해놓은 오솔길이 압권이었습니다.
단풍이 그렇게 새빨갛고 선명한 줄 몰랐고 하천에 비친 반영이 선운사의 운치를 더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선운사로 들어서면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단감부터 만세루 뒤로 보이는 산 능선은
꾸미지 않은 자연 그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세찬 겨울이 오기 전 단풍 여행을 떠나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을 시기에 와서 마음껏 힐링했습니다.
기묘한 모양의 나무 뿌리부터 돌 사이에 낀 이끼까지 마음껏 사진에 담고 또 담았습니다.
가을이 서둘러 달아나버리기 전에 추억으로 남기고 모처럼 일상에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죠.
중식으로 주변 식당에서 국밥을 시켜먹고 '질마재 문화축제'가 열리는 미당시문학관을 찾았습니다.
'미당문화제 질마재 문화축제'가 공식 명칭으로 매년 11월 첫째주가 되면 열리는 축제더군요.
미당 서정주를 기념해서 연 축제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서정주 시인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기록된 사람이더군요. 일제강점기 때 창씨개명 해 지은 이름이 다츠시로 시즈오라고 합니다.
전라북도 고창 출생의 문학가라서 이어져 왔던건데 친일 전력을 아니 새삼 씁쓸하더군요.
이를 알고서 미당 시문학관을 건립했다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죠.
과거사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도 있으니까요.
미당시문학관에서 질마재길을 걸으니 길 양 옆으로 코스모스와 갈대가
이제 한 해가 가고 있음을 알려주어 한 편으로 쓸쓸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 길이 좋았던 것은 농촌 풍경을 한가로이 느낄 수 있었던 겁니다.
고창하면 풍천장어가 유명한데 그 이유도 나중에 팸투어에 알게 되었는데요.
주진천(인천강)과 서해가 만나는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 부근에서 뱀장어가 많이 잡혀서
풍천장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주진천을 풍천강으로 부른다고 하네요.
고창을 보면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점이 보이는데 여기서 장어가 정말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갯벌 위에 앉은 새도 보고 전봇대를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직도 전신주가 그대로 세워져 있을 지도 궁금해서 카카오맵으로 찾아보니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행글라이더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였어요.
높은 대지에서 뛰어내리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요? 선운사와 질마재길을 걷는 일정이었음에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당시 여행사 가이드가 사진에 담지 못해 아쉬울 정도로 한 미모를 했기 때문이었어요.
가이드 초보였음에도 열심히 진행했고 지금까지 만나 가이드 중 키가 제일 컸고 예쁘시더군요.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일정/시간에 따라 움직이지만
최소 비용으로 전국 곳곳을 다닐 수 있어서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사의 패키지 관광이나 팸투어로 자주 여행을 다니다보면
교통비, 숙박비, 식비의 비중에 얼마나 큰 지 절감하게 되는데요.
자유로운 선택지를 두고 여행할 것이나 아니면 저렴하거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전국의 새로운 지역을 가보느냐를 놓고 보면 점점 팸투어에 빠지게 되는데
2010년으로부터 3년이 지나 처음 팸투어를 경험하게 되죠. ^^
그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뒤로 중독성에서 헤어나올 수 없더군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그동안 다녔던 팸투어를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팸투어 보러가기
끝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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