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이 지나 이번에는 동해 바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처음 들른 곳은 천곡천연동굴로 신기하게도 국내에 몇 없는 시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동굴이었습니다.
1999년 대학 다닐 때 졸업여행으로 간 제주 만장굴 이후로 처음인데
안전모를 쓰고 들어가야 할 만큼 높이가 낮고 불빛에 비친 특이한 모양의 종유석이 매우 신비로웠던 동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냉장고에 들어간 것처럼 시원해서 나가기가 싫더군요.
천곡자연동굴은 2009년 방영된 '찬란한 유산' 촬영지로 소개되었네요.
안과 밖의 온도차가 얼마나 큰 지. 일행은 이제 묵호항으로 이동하는데요.
자유중식으로 먹은 소머리국밥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을만큼 진한 육수가 일품이었습니다.
2011년 당시 가격으로 국내산 한우인 소머리국밥이 6,000원이니 아주 실하죠?
한창 다이어트해서 살을 빼는 중이었지만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먹은 소머리국밥은 속을 든든히 채워주었습니다.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오래되고 낡은 건물 틈 사이로 그들은 긴 세월을 서로 정을 나누며
세상 사는 이야기며, 자식 자랑을 하며 버텨냈을까요? 말끔하게 정비되지 않은 골목을 뒤로하고
벽화가 그려진 계단을 따라 등대오름길을 오르니 마도로스의 하얀 정장을 닮은 듯한 묵호등대가 보였습니다.
묵호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로는 마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아주 오래전에 형성된 골목과 집들이 묵호항 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처음 마주한 동해 바다의 수평선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데다 등푸른 고등어처럼 푸르딩딩했고
코 끝에서 전해오는 비릿한 냄새가 항구 도시에 왔음을 실감시켜 주었습니다.
이제 바다가 아닌 무릉계곡 관광지로 떠납니다. 무릉계곡을 따라 가는 길에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와
여름철 더위를 피해 찾은 관광객들로 인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거대한 바위를 따라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서 잠시 망중한을 즐겨봅니다.
수려한 자연경관 앞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는 이유는 깨끗한 물과 함께 주변 경치가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물소리도 시원하게 떨어지고 정말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찾아와도 좋을만한 곳이었습니다.
무릉계곡 관광지에서 이제 마지막 코스인 추암해변으로 이동합니다.
'동해 추암 누드사진전국촬영대회'가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추암해변은 독특한 모양의 바위들이 많아서 사진가들이 즐겨찾는 곳인데
촛대바위가 특히 유명하며 주변에는 추암조각공원이 있더군요.
저는 바위 모양도 신비롭고 하얗게 칠한 듯해서 사진에 담기 정신없었는데요.
해변도 부드러운 모래라서 바캉스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물이 맑기 때문에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오는 팀도 가는 길에 보였습니다.
시간이 흘렀어도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때의 강렬한 느낌이 그리움으로 번지나봅니다.
끝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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