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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마주하는 여섯 번의 철학 강의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 심리학 철학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의 여섯 번째 철학 강의를 담은 책이다. 이번 주제는 무겁지만 인간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건강하게 일상을 지낼 때는 잊고 살다가 갑자기 아프거나 나이 듦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삶과 죽음을 깊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루가 다르게 노화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이젠 점점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이제 지구상에서 숨 쉴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저자가 강단 앞에 서서 강의하듯 쓰여 있어서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힌다. 강의를 시작할 때는 주제에 맞는 에피소드를 먼저 풀어낸다. 강의에 집중시키는 효과는 물론 각자 생각해 보게끔 한다. 누구도 피해 가지 못하는 현실인데 나이 듦과 질병을 '퇴화'가 아닌 '변화'로 바라보는 관점이 좋았다. 이미 내게 일어난 일이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데 언제까지 절망에 빠져 있어야 하나. 대부분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남은 인생을 자신과 남을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할 것이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산다면 내 모든 일들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리라. 어차피 각자의 소중한 삶이다. 남이 내 삶을 결정지을 권한은 없다. 자기 계발서는 이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뭐든 바꿀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사회에서 볼 때 조금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좁혀준다. 미디어와 매체에서 심어준 이미지는 허상일 뿐 오늘을 개척해나가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내가 붙잡지 못할 일들을 위해 애쓰며 살지 않아도 충분히 우린 행복한 삶이다.

탄생과 죽음도 단 한 번 일어나는 일이다. 자존감이 낮으며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쉽게 흔들린다. 나 역시 열등감 때문에 한동안 겨울만 되면 우울증에 걸렸던 기억이 난다. 누구도 나를 대신하지 못하며 다른 사람이 삶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무엇을 하더라도 내 행복과 건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어차피 피해 가지 못할 거라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항상 이런 책을 만나고 나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다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것 같다. 자흐리히하게 사는 삶이 평생 따라붙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