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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남도를 품은 이야기 : 최남단 도서 해안 구석구석에서 건져올린 속 깊고 진한 민속과 예술

 

남도를 품은 이야기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민속 문화를 잘 지켜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후대에까지 이어간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점점 전통적인 토속 문화가 사라져가는 시대에서 그 기록을 남기는 작업은 이제 중요한 일이 되었다. 갑절로 세상은 변했고 변해가는 속도를 따라잡기 버거울 만큼 지난 시기와 오늘을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이 책은 남도 인문학이라 부르며 <전남일보>에 연재한 42편을 추려 엮어냈다. 남도라는 지역 특수성을 잘 보여주며 불씨처럼 번져간 애향의 민속은 씻김굿으로 알아보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김치에 담긴 차별성을 담았다.

나름 남도 지역 중 대표적인 곳을 다녀봤지만 이렇게까지 깊이 있게 알아본 적은 없었다. 남도를 떠올릴 때 주었던 인상은 푸근함과 풍요로움이었다. 무언가 나를 감싸 안 듯 여유롭고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낀다. 어느 음식점을 가더라도 기본 이상의 음식과 하나하나 맛있어서 배불리 먹게 된다. 몇몇 유명한 관광지를 제외하곤 아는 게 사실 많지 않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남도라는 곳이 결코 낙후되지 않고 오히려 고유의 전통을 끈질기게 지켜왔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최초의 세계 여행자인 문순득에 관한 일이다. 1801년부터 1805년까지 만 3년여 동안 유구국, 여송, 마카오 등을 표류하다 구술한 <표해시말>을 기록한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이 책 한 권에는 저자가 전하고 싶은 남도라는 곳에 대해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남도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 남도를 대표하는 문인 등 읽는 동안 남도가 지닌 숨결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남도에 대한 애정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특히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구전, 설화, 소리, 춤, 인물, 역사까지 총망라하여 '남도 인문학'으로 충실하게 기록하였다. 대부분 낯설고 생소하지만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은 남도가 고향이 아닌 사람이더라도 그 지역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내려 가게 될 것이다. 역시 지역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후대에도 남도 지역의 특색을 잃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