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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사진과 사료로 보는 청와대의 모든 것

사진과 사료로 보는 청와대의 모든 것

 

 

지난 5월 10일, 74년 만에 청와대가 개방되어 일반 관람이 시작되었다. 경쟁률이 높아서인지 초대받지 못했는데 일말의 아쉬움을 이 책에 실린 사진과 사료로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대개 국가기관이나 건물은 베일에 가려져 있어 건물 구조나 공간을 알기는 어려웠다. 이제 자유롭게 일반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서 청와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아직 일제 잔재가 남아있던 청와대가 실용성 있게 바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시기는 노태우 대통령 때 완성되었다고 한다. 춘추관, 관저, 보관이 새로 지어졌으며 현대적인 감각과 편의시설을 갖춘 전통 목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살렸다. 신축인 춘추관의 1991년 9월 29일 완공으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청와대의 모습이 되었다.

청와대 방문하기 전에 미리 읽고 가면 역사적 내력과 건축 양식에 대해서도 아는 체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한 설명은 놀라울 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머물 공간으로써 위엄과 품격이 느껴진다. 일반 관람이 제한된 본관 내부의 모습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벽의 기둥, 액자 그림조차 의미 없이 놓인 것이 없다. 본관 2층 접견실엔 풍속화가인 혜촌 김학수 화백이 그린 <능행도> 전경이 걸려 있는데 왕의 행렬을 거대한 크기의 액자에 담았다. 재미있는 건 그림 속에 7마리의 개를 숨겨놨는데 청와대 출입 기자가 모두 찾으면 청와대를 떠날 때가 됐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화백이 그린 산수화 그림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청와대 본관 이외에도 영빈관, 녹지원, 상춘재, 여민관, 관저, 춘추관, 수궁터 등 손님을 맞거나 비서진 근무, 사적 공간, 프레스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곁들었다. 청와대 앞길에서 순찰하는 모습이나 청와대 뒤편 북악산과 칠궁, 서울 성곽, 숙정문 등도 알아본다. 각종 국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의장대와 취타대의 행사, 공연, 무예 등도 지면에 담았다. 이렇게 국가의 중심부인 청와대가 742년을 굽이 보고 있는 주목처럼 한국의 미와 멋을 제대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선조들의 탁월한 풍수지리 감각 덕분에 경복궁과 이질감 없는 멋들어진 건물로 이젠 제왕적 권위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청와대로서의 기능을 다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