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한 속담이 있다. '쇠 불도 단김에 빼라'인데 무슨 일이든 기회가 왔을 때, 한창 열의가 뜨거울 때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낚아채서 행하라는 뜻으로 열의가 식은 뒤에 다시 하려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하다가는 다른 경쟁자에게 선점을 뺏기기 쉬우니 일단 시작한 뒤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빠르게 실패하기>의 주요 골자다. 너무 큰 목표는 중도에 포기하기 쉬운데 대부분의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서 작은 실패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 것이지 실천하기 어려운 걸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했다간 포기도 빠르다는 얘기다.
무슨 일이든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고 가벼운 계획의 반복은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읽는 내내 많은 영감을 주었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대부분의 이유는 과도한 욕심과 무리한 계획 때문이었다.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낙인은 재도전을 가로막는 심리적인 장벽이다. 숱한 실패의 경험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실패가 쌓일수록 실력 향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길 망설이기보단 일단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남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패를 많이 해볼수록 그만큼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오히려 발전하기 위한 바람직한 과정인 것이다.
예전엔 나도 완벽주의 성향으로 무척 일에 예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보니 일단 빠르게 작업한 뒤에 수정하고 피드백 받는 것이 프로젝트를 일정 내 끝내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도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잦은 실수를 한다. 실수하면서 배운 지식은 몸으로 익힌 것이라 머릿속에도 오래 남는다. 일단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어설프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더라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차라리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 그러면서 배우게 되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책은 왜 빠르게 실패를 해야 하는지 여러 사례와 함께 명확한 방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해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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