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다. 밖에 나가기 두렵고 음악만 들어도 눈물이 흘러넘칠 것처럼 하루 내내 울적하다. 외로움을 탈 때면 사는 게 무엇인지 내 것 같지가 않다. 우린 살아가면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다. 그들이 겪은 일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불길한 일들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누가 그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공허한 세상에 상처받은 영혼들이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하려면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이 절실하다.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고 방치하면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거의 폐인처럼 술에 의지해 겨우 살아갈지도 모른다. 이 책은 시대를 대표하는 22인 작가들이 쓴 외로움에 대한 기록이자 고백서다.
예기치 않은 일들은 아무런 예고 없이 불쑥 찾아와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는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들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 외엔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는 무력감과 상실감이 무겁게 짓누른다. 외로움이라는 감정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있을까? 사람들 속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은 이방인처럼 외따로 걷는 사람의 심정은 얼른 벗어나야 한다는 마음뿐이다. 다들 즐겁게 웃으며 떠들지만 같이 있을수록 외로움은 더욱 커진다. 아마 도시에 산다는 건 군중 속의 고독처럼 다들 느끼고 있지만 애써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 시기를 견디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글 속에 슬픔의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야 겨우 하루를 버티며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외로움을 느낀다.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 속에 있을 때조차 외롭다. 도시를 떠나는 이들에게 제각기 이유가 있듯, 도시에 살며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이 책에 기록된 외로움은 제각기 다른 이유와 경험들로 다양했다. 또한 22명의 작가들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일들이다.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잠시 외로움이라는 수렁에 빠졌지만 어떻게든 헤쳐 나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일 우리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면 살아갈 의지조차 없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외로움은 고독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스스로가 택한 결정이라면 외로움은 주변으로부터 심한 영향을 받는 감정이다. 읽으면서 저자가 겪은 일들이 안타까웠고 그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혼자 세상에 왔다가 홀로 가는 것이 우리들 인생이라지만 연대를 맺지 않고선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린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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