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원한다면 언제든 육류를 마음껏 소비할 만큼 풍족해졌다. 공장식 가축 생산으로 도시에서 소비되는 양을 감당할 만큼 산업형 축산 시스템은 견고하다. 몇몇 동물들은 가축화되어 사람들에게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시켜 주었는데 도시가 생기면서 그 규모는 커졌다. 여기서 가축화된 동물이란 소, 양, 돼지, 염소, 닭, 오리 등을 말한다. 철도와 냉각장치의 발달은 물류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고 이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대량으로 도축된 육류를 도시에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육류 산업의 역사와 산업형 축산업계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채식주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육류 소비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모든 산업에 명암이 있듯 육류 산업의 발전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해 주었다. 하지만 대량으로 가축을 생산하는 동안 과도한 탄소 가스 배출과 벌목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불러오게 된다. 이로 인해 대체육을 개발하고 비건 주의자들이 채식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뭐든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 책 제목처럼 지금보다 육류 소비를 절반만 줄여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본래 잡식성 동물이라 가리지 않고 먹는데 꼭 채식이나 육식을 고집하면 부족한 영양분은 영양제로 대체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육류의 역사부터 현재 산업형 축산 업계의 진실을 파헤치고 앞으로 미래의 육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봄으로써 균형 잡힌 시각을 잡도록 해준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이와 관련된 그 어떤 책보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훌륭하게 뒷받침해 주는 검증된 자료와 유려하게 흐르는 가독성은 설득력 있게 육류에 대한 가치판단을 돕고 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먹을 것으로 넘쳐나는 시대에 우린 식생활 방식을 결정할 선택지가 많아졌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로 식단을 꾸려도 되고 아니면 육식주의자로 살아도 된다. 육류 산업이 안고 있는 모순과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비인도적인 축산과 도살의 민낯을 알게 된 이후다.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은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제 앞에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육류에 관한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유익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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