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딘가 우울한가? 요즘 재밌는 일이 없어 무미건조한가? 아직도 소설이 읽기 어렵고 내겐 맞지 않다며 멀리하고 있는가? 여기 발칙한 상상력으로 쓴 명랑만화같은 소설이 있다. 생기발랄한 소녀감성으로 쓴 <할퀴어 주겠어!>는 그만큼 부담없이 읽기 좋으며 복잡한 생각 따위 내려놓은 채 히히덕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읽기 좋은 책이다. 때로는 이렇게 가볍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겠지만 주인공인 청아는 고등학교때 문득 마주친 오빠의 친구 진혁에게 한 눈에 반한 뒤 혹독한 다이어트와 열공한 덕분에 진혁이 다니는 대학교에 입학했고 진혁에게 접근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다가 길에서 우연히 진혁과 마주친 척 한다. 그런데 자신을 끈질기게 달라붙던 한 남자가 핸드폰을 가로채 달아난다. 청아는 화를 내며 그 남자를 뒤쫒아가지만 난데없이 달려오는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 깨어보니 앙증맞은 새끼고양이로 변해버린 것이 아닌가. 비슷한 사고를 당하면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값나보이는 마차에 치이려고 뛰어내린다. 대공의 동생 눈에 띄여 데려갈려고 핑계 댄 쥐잡이용 고양이로 대저택 안에서 생활하게 된 후로 갖은 사건 사고들을 터진다. 겉모양은 고양이지만 인간으로서의 사고는 그대로 갖고 있어서 그녀의 속마음으로 궁시렁대는 내용들이 재밌다. 고양이의 까칠한 행동을 닮은 모습에서 묘한 웃음을 짓게 된다. 청아가 고양이로 변신한 공간은 중세 유럽을 연상시키는 곳인데 여자들이 <들장미소녀 캔디>를 읽으면서 연상될만한 장면도 등장한다. 대공은 훨칠한 키와 한 눈에 반할만한 외모,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진 카리스마 또한 넘치며 게다가 나이도 젊다. 대공 류안은 어느날 부엌에서 사람의 소리를 감지해내는데 그곳에는 고양이(청아)만 있었고 그녀의 존재를 알아챈 이후로 서로간의 밀당이 이어진다. 이들의 로맨스는 마치 사람끼리 나누는 감정을 서로 느끼게 되는데 모습만 고양이로 바뀔 뿐이기 때문에 어느새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 이후로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본격적인 로맨스를 나누게 된다. 무려 3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지루할 새가 없었던 이유는 저자의 재치발랄한 입담이 유감없이 발휘된데 있다. 여자라면 공감할만한 감성이 녹아들어서 여자들의 생각이나 감성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고양이가 이렇게 귀여웠나 싶다. 치즈태비 고양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검색해봤는데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가 연상될 정도로 커다란 눈빛이 살아있었다. 이래서 고양이를 키우는가 싶을 정도로 고양이에 반할만 했다. 소설의 완성도나 미숙한 장치에 대한 언급보다는 이런 류의 소설이 예전보다 몇 없는 출판계를 놓고 볼 때 앞으로 발칙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로맨스 명랑소설을 계속 써주길 기대해본다. 또 한 번 통통튀는 문장과 센스, 재치 넘치는 말투를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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