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 시리즈 중 <공포의 계곡>은 진정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해내는 과정과 기막한 반전이 재미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치밀함이나 지적수준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도 흥미진진하고 전체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라 할만하다. 추리소설이 가진 매력은 바로 독자들이 방심하고 있을 찰나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허를 찌르는 반전에 전율하고 열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소설 내에서도 뛰어난 경감과 경찰들이 등장하지만 홈즈만큼 핵심을 짚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홈즈는 사건현장에서도 작은 부분을 결코 소홀히 넘기는 법이 없다. 그런 추리력을 바탕으로 매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던 홈즈이기에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수많은 명탐정들의 모티브이자 역할모델이기도 한 셜록홈즈는 그렇게 소설 속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요무대인 더글라스 저택에서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누군가 외부의 침입으로 더글라스가 살인을 당하게 된 것이다. 현장에 곧바로 출동한 시골경찰과 의사도 주변 정황과 단서만으로 사건을 추리해내지만 뚜렷한 결과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바스커빌가의 사냥개라는 작품처럼 더글라스 저택의 분위기는 어둠 속에서 음산한 기운이 내려앉아 공포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침입자를 막기 위해 만든 해자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되었는데 홈즈가 현장에 나타나면서 논리적으로 사건을 검증해나가기 시작한다. 홈즈의 명민한 분석과 추리는 독자들도 함께 추리해보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재미를 주는데 텍스트만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하나 밝혀내면서 해결해나갈 때마다 독자들에겐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떻게 알아맞췄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이것이 바로 추리소설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추리소설에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것 같다. 사건의 전모나 진실은 밝혀지고 이제야 자신의 추리로 사건을 풀어냈는다는 것에 만족해하는 셜록홈즈를 보며 여전히 추리소설 역사상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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