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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라스트 런어웨이




저자가 진주 귀고리 소녀 이후 4년만에 출간한 신작 <라스트 런어웨이>은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면 1850년대는 노예제도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극심해진 시기라고 한다. 주인공은 퀘이커 교도로 17세기 영국에서 설립된 프로테스탄튼의 소규모 종파인 프렌드파의 일원을 가리키는데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는 평등사상에 반하는 노예제도에 반대한 단체로 노예제도 폐지운동과 지하철도의 확산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다수의 퀘이커 교도들은 실제로는 그 당시 실정법을 어기는 것을 두려워해서 도망친 노예 돕기를 주저했다고 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북부의 허드슨에서 웰링톤으로 토머스의 마차를 타고 갔을 때 뒤쫓아 온 도너번은 노예사냥꾼으로 확실한 자유가 보장되는 캐나다로 도망치려는 노예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그 근방을 감시하고 다닌다. 마을 중앙에 수배 포스터까지 붙여 노예를 사냥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반면 모자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누이 벨은 관대한 편이다. 아서가 퀘이커 교도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모자가게에서 일하는 대가로 머무는 것을 허락했고 그녀가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도움을 준다. 


이 소설의 핵심은 영국과 다른 환경인 미국에서 흑인 노예들을 목격하게 되고 그들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생활하는 것을 보고 아너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믿고 노예탈출을 도와주는 것이다. 1850년대는 대략 320만명의 노예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남부 목장에서 면화생산에서 노동을 하거나 하인, 하녀로 생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국 노예들의 실상과 영국에서 언니를 따라 온 아서가 홀로 남겨진 상황 속에서도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법을 위반하더라도 인간으로서 가질 권리인 자유가 박탈된 노예들의 탈출을 도와주는 한 여인의 삶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영국에서 자란 그녀가 낯선 미국 문화에 적응해나가지만 종교적 결심이었든 아니면 노예제도에 불합리함을 깨닫고 도왔는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용기는 큰 울림이 있다.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과연 트레이스 슈발리에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마치 그 당시의 감성으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읽다보면 내가 아너가 된 듯 느껴지고 아너의 시각에서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느낌마저 준다. 노을진 들판에 서 있는 여성이 그려진 표지만큼이나 한 번 읽고 잊혀질 소설이 아니다. 한 번을 읽어도 모두 기억날만큼 그 기억은 뚜렷하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우리가 만약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양심을 걸고 자유를 찾아 탈출한 노예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법을 어기는 행위임을 알면서 양심과 갈등하며 주인공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선뜻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당연히 내 의지대로 행동할 것이다. 주인공 아너도 퀘이커 교도라는 종교적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노예들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랐을 것이다. 모자가게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창가 밖으로 보이던 피부색이 다른 흑인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19세기까지 존재했던 미국 내 노예제도의 실상과 노예제도가 제조업에만 의존했던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잔잔한 감동과 서정적으로 흐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독자들은 본인이 아서가 된 것처럼 가슴으로 파고드는 강한 뜨거움이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




라스트 런어웨이

저자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출판사
아르테 | 2014-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4년 만의 신작 !!이 감동적인 소설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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