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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 일상처럼 생생하고, 소설처럼 흥미로운 500일 세계체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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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인생을 살면서 500일은 커녕 일주일도 멀리 여행을 떠나온 기억이 없는 나로써는 그의 패기와 결심이 부러웠고, 글로벌 금융회사에 다니며 외국인(캐나다인) 아내를 둔 그가 아직 젊을 시기에 세계체류기를 쓸 정도로 자유롭게 누구의 속박이나 강요를 받지 않은 채 돌아댕긴 것이 부러웠다. 근데 대부분 해외일주를 갔다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되고 어느 정도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금전적인 여유까지는 아니어도 여행하는 비용들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직업도 불안정하고 소득도 변변치 않은 사람이 자신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내여행도 아닌 세계여행을 떠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누군가 색다른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자신과 아내 모두 직장을 정리한 채 훌쩍 미련없이 세계를 돌아다녔다면 배부른 소리 한다고 말할 것이다. 삶은 굉장히 치열하다. 여행은 현실이지 낭만적인 사색의 장이 아니다. 그런데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으면서 우린 대리만족을 한다. 대리만족을 하면서 여전히 배가 아프다. 당장이라도 회사 그만두고 해외여행이나 갈까라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몇박 몇일 잠깐 바람쐬러 다녀오겠지만 어떻게 500일이나 세계를 돌아다닐 수가 있을까?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고 무려 500일을 다녀온 것 치고는 그가 풀어놓지 못한 색다른 이야기를 많이 수집하지 못한 건 아닐까 싶다. 대개 여행을 다녀오면 에피소드들이 많고 뭔가 더 해줄만한 부분들이 많은데 세계 각지에서 겪은 에피소드들 중 대표적인 것만 묶어놓은 단편집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유쾌하게 썼고 생생해서 그 점은 좋았던 것 같다. 읽고난 뒤 마치 내가 겪은 일인냥 어이없어 하기도 하고 캐나다 백인 심사관의 고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재밌는 건 우리나라같은면 대강 비슷한 맛이라도 났을텐데 뉴욕자연사박물관 앞에서 몇 푼이라도 아낄려다가 결국 돈값하는 핫도그를 먹어야했다니 딱 1달러만큼의 핫도그을 먹으며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 책을 읽은 후 우리가 알던 그 나라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상식은 조금씩 깨졌던 것 같다. 그래서 직접 여행해봐야 안다는 것일까? 우선 해외여행을 떠날려면 영어회화가 되야 하는데 아내는 네이티브 스피커인데다 백인이고 저자 또한 영어가 되니 세계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했을 것이다. 영어 전혀 모르면 바디랭귀지로 해결해야 하는데 얼마나 갑갑할까? 꽃보다할배나 꽃보다누나처럼 배우들이 영어로 소통하는 걸 보면서 세계여행을 꿈꾼다면 영어부터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저자와 유쾌하게 여행을 떠나온 기분으로 읽다보니 어느새 아웅다웅 오늘을 사는 내가 지하철 속에서 이러저리 사람들 틈바구니에 부대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현실과의 괴리감이 아닐까? 그래서 여행에세이는 조용한 북카페에서 읽거나 여행가면서 읽어야 제 맛이구나라는 걸 다시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저자
정태현 지음
출판사
북로그컴퍼니 | 2014-04-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빌 브라이슨의 유쾌함과 알랭 드 보통의 진중함이 뒤섞인 '진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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