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회학을 다룬 책을 읽어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처음 도입부부터 자신의 합리성에 대해 의문점을 제시한다. 에밀 뒤르켐이라는 사회학자의 이론을 뼈대로 1장 합리성의 비합리적 기초, 2장 신의 사회학, 3장 권력의 역설, 4장 범죄의 정상성, 5장 사랑과 소유권, 6장 사회학이 인공지능을 창조해낼 수 있을까?로 이어지는 각 주제마다 사회학을 풀어나가고 있다. 인문학적 교양을 바탕으로 쓴 책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범접하지 못할 벽이 세워져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일반화를 구체화시켜 설득력있게 꼬집고 있어서 의외로 재미를 던져주었던 책이었다. 사회학자들은 때로 쓸데없이 우둔하게 굴며, 다소 공허한 주장을 펼칠 때가 많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쉽게 말하면 뜬구름 잡는 얘기를 현학적인 단어를 구사하면서 알아듣기 어렵게 썼다는 점에서 괜스레 장벽을 만들지만 사실은 겉도는 주장들의 향연을 보며 좌절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뻔하지 않은 내용을 담은 명확한 자기 주장을 펼치기 위해 저자의 주장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저자가 내린 사회학의 정의는 "사회학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 중 하나는, 합리성이 제한되어 있으며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사회 자체도 궁극적으로 이성적인 추론이나 합리적인 합의가 아니라 비합리적인 기초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즉, 이성적인 추론으로 내리는 내용들이 사실은 비합리적인 기초 위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합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믿음은 한순간에 뒤엎어버리는 내용인데 이는 사회가 가진 비합리적인 매커니즘을 간단한 문장 속에 합축적이고도 명쾌한 설명하였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생각을 되짚어보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학은 근원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회현상을 어떤 관점에서 설명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책은 확실히 기존 책들과는 분명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상식과 믿음을 뒤엎는 <사회학 본능>은 곳곳에 놀라운 통찰력으로 인간의 합리성과 비합리성을 비판하면서 인간이 가진 이성의 한계성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언제든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회학적인 사고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사고의 오류, 어리석음에 함몰되는 걸 막아주고 있다. 사회학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도 어려움없이 읽을 수 있는 주제로 인문학적 탐구에 빠질만큼 흥미로운 책으로 남는 게 참 많은 책이다. 사회학이라는 분야의 입문서로써 탁월한 책으로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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