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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연약함의 힘이라니 마치 간디의 비폭력 투쟁이 떠오른다. 오로지 권력과 재력으로 찍어누르는 이 시대에 우리는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만이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배웠고, 그 힘을 얻기 위해 제일 좋은 대학과 학점과 스펙을 쌓기 위해 열을 올린다. 마치 성공과 부가 보장되는 골든로드인냥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서바이벌 게임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만을 배웠기에 연약함이라는 단어는 왠지 낯설다. 연약하다는 건 힘이 없고 매번 져야한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무슨 힘이 있을까라는 반문이 들었다. 화려한 표지와 그림들은 박방영씨가 그렸는데 세한대 서양학과 교수, 동양화사, 박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치면 못할 것도 없다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심어준 책이다. 그리고 아픔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기도 하다. 에세이의 매력은 독자들을 편안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까닭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아빠와 함께 춤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비록 죄를 지어서 교도소에 갇혔지만 딸들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슷한 환경에 놓인 어느날 아빠와 함께 추는 댄스파티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일행 중 안젤라 패튼은 아버지가 교도소에 갇혀있어 데려올 수 없다고 얘기를 꺼내자 교도소장에게 편지를 써서 교도서에서 아버지와 함께 댄스파티를 열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했고 딸들이 사인들로 채워진 걸 본 교도소장의 마음을 움직여 댄스파티를 강당에서 열 수 있도록 허가를 내렸다. 죄수인 아버지들에게 양복을 내어주고 딸들과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는데 딸들은 여전히 내게는 자상하고 멋진 아버지라고 하자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부분에서 감명을 받았다. "아빠와 함께 춤을"이라는 프로젝트는 이후 많은 교도소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재범률을 확실하게 대폭 낮춰주었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데 큰 힘을 발휘하였다. 우리는 죄를 지으면 강력한 처벌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관리에 대해선 무지한 경우가 태반이다. 왜 성범죄자나 사기, 경범죄에 대한 재범률이 높은걸까? 그 해답은 바로 이 책에 이미 다 나와있다. 연약함이라는 건 부드러움으로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이다.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바로 그 점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씌여졌는데 힘 없는 자들이 힘 있는 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절실히 알 수 있었다.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정성과 부드러움으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연약함의 힘

저자
현경 지음
출판사
샘터 | 2014-08-0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연약함의 힘은 힘 있는 자 앞에서 쫄지 않고, 힘 없는 자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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