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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그 여름,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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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강렬한 햇살처럼 뜨겁다. <그 여름 마리아>의 표지가 주는 인상은 묘한 자극을 준다. 욕조에 기대 누워있는 16살 소녀 마리아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서른아홉, 열아홉>이라는 영화가 연상녀와의 로맨스를 다룬 것이라면 이 소설은 마흔이 된 남자와 열여섯 소녀 간의 사랑인데 띠동갑도 넘는 나이차를 뛰어넘은 사랑을 소재로 매우 위태롭게 시작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리아는 남자친구인 요하네스의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살아간다. 요하네스와 사랑을 나누긴 하지만 예기치 않게 새로운 사랑에 눈을 띄게 된다. 고되고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농장에서의 생활에 갑자기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열병을 앓는 마리아와 독일이 통일되기만을 기다리는 요하네스 가족의 모습은 묘하게 일치한다. 그 시대적 배경이 1990년으로 잡은 것도 통일과 해방감을 절묘하게 일치시키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평소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해너는 아내마저 도망가버릴 정도로 성질도 고약한 남자다. 그러던 해너가 건너편의 마리아를 겁탈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 이후로 해너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나이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유부남인 해너를 어떻게 열여섯 소녀는 그 이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무런 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기만한 자신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해너와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이런 일탈적인 행동은 급기야 한 여름은 사랑이라는 열병에 앓게 하였고 그를 만나지 못하는 날은 슬픔과 쓸쓸한 마음으로 보내야 했다.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사랑에 빠지면 나이도 국경도 잊게 되는 것일까? 자신의 미래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마리아는 해너와의 사랑을 나눈 이후에는 점점 앞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책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그가 마흔이 된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서로 대화가 통했기 때문이며, 이런 마리아를 충분히 이해해줬던 해너였기에 마리아는 그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할 것이다. 여름과 사랑의 위태로운 사랑은 나이차이를 뛰어넘어 매우 열정적이었으며, 온 힘으로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내게도 마리아와 같은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그 여름, 마리아

저자
다니엘라 크리엔 지음
출판사
박하 | 2014-08-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의 작가 다니엘라 크리엔의 장편소설. 독일 현지에서 출간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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