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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캠핑(CAMPING)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자연경관을 그리는 그림체가 아름답다. 자연에 둘러 쌓여있으면 직장생활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씻은 듯이 날라가 버릴 것만 같다. 누구가에게 강요를 받을 필요도 없고 쓸데없고 사소한 일들로 인해 화나거나 분해있을 이유도 없는 곳에서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편안한 마음과 풀린 기분 탓에 내 진심을 모두 말해버리고 싶은 곳이 바로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캠핑은 어느 정도 자리잡은 듯 싶다. 전국 각지에 캠핑장이 생겼고, 휴가철이면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길만큼 캠핑인구가 늘어났다.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하나는 엘리베이터 회사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며 2천만원의 포상금까지 지급받을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정두리가 1년 뒤 6개월 무급 휴가를 받으며 실직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직장인의 애환이 잘 그려져 있고, 또 하나는 책 중간마다 캠핑과 관련된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캠핑에 대해 생소한 사람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소설이 아닌 만화라서 그 느낌이 잘 전달되었고,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쉬웠다. 직장인의 숙명은 회사를 떠나서는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어져 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달려있는 듯 싶다. 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온 우리들은 그 뜀박질이 멈추는 순간 깊은 절망에 빠진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실직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인공은 실직 당하자마자 약혼녀에게 버림을 받았고, 몇 주간은 거의 폐인처럼 살았다. 그렇게 낙심한 채로 잉여처럼 살아가다가 우연히 컵 밑에 적힌 소요라는 한자와 전화번호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돈 2천만원을 갖고 간 모림(산막타)을 찾기 위해 무작정 간단한 캠핑도구만 챙겨 그 캠핑장으로 떠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시작이 되고, 늘곰이라는 여성 캠핑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전화를 걸었는데 그게 바로 늘곰의 전화였고 모림이라고 착각한 주인공(낙타)은 늘곰에게 한 대 얻어 맞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받은 느낌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구였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걱정되는 건 안정적인 수입원과 사계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거처 마련이다. 귀농, 귀촌까지도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는데 낭만적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라는 판단에 그만두게 되었는데 군대와 같은 조직생활, 대인관계, 낯모를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특히 그렇다.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모르고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끼치고도 뒤돌아서서 사과할 줄 모르는 모습과 직장을 생존이라는 틀에 대입시키는 시스템 안에서는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것 같다. 만화라서 재미나게 읽은 것 같다. 다만 마지막에 결말을 주지 않고 늑대가 빌딩 숲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그려진 것은 조금 여운을 남겨준다. 마치 이후에 더 많은 이야기를 생략해버린 느낌이 들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밝다는 것도 다시 증명한 듯 싶다. 




캠핑(CAMPING). 1

저자
이장희 지음
출판사
거북이북스 | 2014-08-3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엘리베이터 제작회사 정두리 과장은 최우수 사원으로 뽑힌다.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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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CAMPING). 2

저자
이장희 지음
출판사
거북이북스 | 2014-08-3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2천만 원을 훔쳐간 친구 모림을 찾기 위해 얼떨결에 시작한 캠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