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뻔 했을텐데 이 책에 나와있는 수많은 사례들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그 기발하고 독창적인 발상의 반대편에 선 나는 고정관념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음을 자인하게 되었고, 유교문화에 젖어 터부시 되어 온 금기를 넘어설 때만 다른 시각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낼 수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자아검열과 체면, 눈치에 얽매여서 누가 들어도 엉뚱하고 바보같은 아이디어를 밖으로 꺼내길 주저하던 게 바로 우리들의 아이디어 회의의 모습이다. 누가 들어도 그럴 듯해 보이고 정상적인 것만을 논리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짖눌려 새로움이 아닌 모방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었다. 작년부터 온통 창의력, 창조라는 낱말이 실체없는 유행처럼 사회 곳곳에 번져나간다. 아무리 선언하듯 이론적으로 설파해봤자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환경조성과 제약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허언에 불과한 이상향일 뿐이다.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만 진공의 공간 속에서 수사적인 표현만 했을 뿐 아직도 창의력을 발휘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웃 오브 박스>는 읽을 맛이 나는 책이다. 이들의 기발한 생각은 우선 재밌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상황을 유도해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 나와있는 아이디어를 도입한다면 좋을 아이템이 참 많다. 거리에는 수많은 쓰레기들이 아무렇게 않게 버려져 뒹굴고 있는데 누가봐도 볼썽사납고 지저분하다. 근데 쓰레기통에 버리면 아주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효과음에 한 폭스바겐의 펀 이론은 2010년 칸 광고제 사이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사람에게 재미요소를 주게 되면 자발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된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려면 강제적인 문구보다는 센서를 붙인 피아노 계단을 만들었더니 소리에 재미들린 사람들은 리듬에 맞게 계단을 애용하게 되었고, 심지어 이 곳은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예가 있는데 홈플러스가 지하철 역사에 '버추얼 스토어'를 설치하였는데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결제 및 배송이 되도록 한 시스템이다. 시공간과 시간에 제약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라서 그 당시 주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바로 '테크센싱'이 고도로 발전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준 것이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IDEA이라는 이니셜에 따라 챕터 1인 Insight 시간을 변화시켜라, 챕터 2는 Different Thinking 생각을 변화시켜라, 챕터 3은 Experience 공간을 변화시켜라, 챕터 4는 Action 미래를 변화시켜라인데 고정관념이라는 박스에서 벗어나 생각해볼만한 사례들로 가득한 책이며, 아이디어 고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직장인이나 일반인, 학생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내 머릿속의 생각이 유연해지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아웃 오브 박스>는 자신의 생각을 확장시키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강력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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