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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메이드 인 공장 : 김중혁 에세이




아르바이트로 휴대폰 공장에서 라인에 서서 일해봤고, 밴딩처리를 하는 일도 하면서 저자가 돌아디닌 공장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자랄 때도 공장은 가까운 곳에 있었고 내 놀이터이기도 했다. 이 책은 소설가인 김중혁이 공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에세이 형식이라 가벼운 느낌이 많다. 공장에 대해서 파악할 쯤에는 이야기는 끝나있고 공장의 특색만 짐작할 뿐이다. 공장의 상황을 설명하는 사진이 없어서 많은 상상을 해야했다. 초반에 나오는 브래지어 공장이나 콘돔 공장은 지하철에서 펴들고 읽기에는 왜 이렇게 낮뜨거운지 휘리릭 넘겨야했지만 일반 사람들이 견학하기도 쉽지 않은 공장이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도 궁금했는데 견학이 아닌 일로써 받아들일 때는 무심할 수 밖에 없는가보다. 브래지어나 콘돔은 그냥 상품일 뿐 어떤 개인적 상상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김중혁 작가가 쓴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없었고 뜬금없이 공장을 방문할 생각을 했다는 건 그의 유년시절과 묘하게 맞닿아 있기에 낯설지 않았던 것 같다. 내게도 공장을 견학한 기억이 종종 있다. 울진에서 드넓은 원자력 발전소 안에도 들어가 공정을 구경하기도 했고, 책 제작소에서 어떻게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지 지켜볼 수 있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록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그들만의 자부심도 대단한 것 같다. 몸으로 일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솔직하고 성취감도 남다르다. 비록 몸은 힘들어도 스트레스는 사무직보다는 덜 받은 듯 싶다. 라인에 서서 일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그 일이 매우 단순했고 하루하루 쌓이다보면 몸이 고된 직업이기도 하다. 


제지 공장, 콘돔 공장, 브래지어 공장, 간장 공장, 가방 공장, 지구본 공장, 초콜릿 공장, 김중혁 글 공장, 도자기 공장, LP 공장, 악기 공장, 대장간, 화장품 공장, 맥주 공장, 라면 공장까지 체험하기도 쉽지 않은 곳을 저자는 참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평소 궁금해했거나 만드는 공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했다면 올컬러 사진이나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형태로 보강해서 나왔으면 책값은 상승하겠지만 참고가 많이 되었을 것 같다.




메이드 인 공장

저자
김중혁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4-09-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산으로 만들어진 조립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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