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박사의 저서들은 참 맛깔나게 쓰면서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문체가 간결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작품들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명작들이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말테의 수기, 탕자, 돌아오다, 레미제라블, 파이 이야기까지 문학작품들 속에서 기독교적인 영성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작품의 명성이 자자했지만 완독해본 적이 없다. 이 책에 나온 줄거리만 알아도 충분히 전체적인 느낌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전들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다게 드는가보다. 반드시 자신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작품을 깊이 있게 읽는데 도움을 주며, 일단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다른 편견을 접어두고 문학 속 등장인물과 줄거리에 대한 해석은 미쳐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읽으면서 놓친 부분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까라마조프 형제들'의 육필원고나 삽화, 사진 등은 적절하게 요소마다 삽입되었으며, 작가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챙겨읽자. 엄청난 책 두께 때문에 포기한 책도 있으며, 호흡이 길어서 전체적으로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서둘러 완독한 책도 있다. 이어령 교수가 첫번째 영성문학 강의에서 선별한 작품들은 완독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선입관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어령 교수가 짚어주는 얘기들은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있다. 저자는 소설 속에 영성과 신앙에 대한 부분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한 것 같다. 레미제라블은 신부가 등장하거니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일반 독자가 읽는 것과 이어령 박사가 보는 시선은 좀 다른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들이고 이미 영화화되었기 때문에 대략적인 부분을 알고 있을 독자들은 이어령 박사의 깊고도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을 내려놓는 부분에 집중하다보면 작품의 참맛을 알게 되고, 일부러라도 찾아서 읽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
소설에서 하나님과 영성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여러모로 다른 작품들을 알 수 있어서 여러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아직 겉핥기 식으로 책을 읽어온 것은 아닌가 반성도 되면서 다시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책이 강의형식으로 쓰여져서 더 친절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작품 속에 숨겨진 영성의 의미를 알게 되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출처]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 이어령, [포이에마]|작성자 책읽는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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