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조가 닮은 한국과 일본은 현재 저출산과 초고령화 사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핵가족화를 넘어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으며,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개인화된 사회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주장하는데 셰어하우스나 동네 사랑방은 그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2000년대 중반부터 블로그에 써온 에세이를 모아 편집한 책인데 우리가 사는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글이 가슴을 콕콕 찌른다. 원자화와 글로벌화라는 단어로 공통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저자는 이제 전통적인 유대마저 잃어버린 사회에서는 각자 따로 떨어져서 살게 되었고 이는 스스로 자립하여 자기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자기 책임으로 내려야 하는 등 삶의 방식이 바뀌었음을 말한다고 한다. 대가족에서는 모든 의사결정을 그 가족의 어르신이 내렸다면 이제는 각자 떨어진 사회 속에서 스스로 결정과 책임을 내려야 하는 자립화된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개별적으로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를만큼 배신과 배반에 노출되었고 개인 이기주의로 인해 상대방의 대한 배려와 이해심 그리고 인내심이 옅어져가고 있다. 사회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사건들도 상대방과 대화로 풀 수도 있는 부분인데 공동체를 잃어버린 사회에서는 전체보다는 개인만 남기 때문에 내 자신의 안전과 안위만이 우선시되다보면 내 개인적인 공간으로 침투하는 요소들은 모두 적대시하며 물리쳐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런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상화되어 가는 듯 싶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은 그 안에서 우리가 그 룰에 따라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서라면 그 룰에 충실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무한경쟁시대는 개인의 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취지에서 신봉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개인을 고립화시키는 건 아닐까 싶다. 서로가 힘을 합쳐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닌 성과 지상주의가 가져온 폐해는 철저하게 집단으로부터 고립되도록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못 사는 것도 재주>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표지는 인문학 서적처럼 딱딱한 데에 반하여 <룸 메이트>와 <셰어하우스>라는 프로그램에서 보듯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이 개인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며, 살아가야 할 이유와 내 존재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은 역시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준다. 나홀로족이 늘어나는 상황에선 더욱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갈 때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나 개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근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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