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모예스라는 작가를 기억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그녀의 처녀작인 <미 비포 유>가 국내에서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신작인 <원 플러스 원>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미 비포 유>를 읽어보지 않은 채 바로 신작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덤덤하게 쓰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억지로 상황을 설정하지도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사인 듯 평범하게 써내려간 일상의 언어 속에 묵직하게 전해져오는 감동이 있다. 소설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등장인물의 이름과 관계도를 대강 머릿속에 그려놓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이나 상황을 이해하는데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서상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제스 토마스 부인은 니키와 탠지를 키우고 있지만 그 둘은 배다른 남매다. 니키는 제스의 전 남편과 다른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고, 탠지는 제스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은 딸이다. 즉, 지금은 싱글맘으로 두 아들, 딸을 키워내야 하는데 가정 형편이 그닥 좋지도 못하다. 삶이 치일대로 치인 제스는 항상 우울한 표정이고, 매사에 자신감도 없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모성애 때문인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당당하게 키워내고 싶어한다. 이 집안 사정을 좀 들여다보면 제스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힘든 투잡을 뛴다. 낮엔 청소부로 일하고 밤엔 바텐더로 일하면서 악착같이 살아보려 하지만 급여가 낮은 업종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안 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니키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탠지는 유독 뛰어난 수학 실력을 갖췄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여건이 안된다. 누가봐도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니 계속 생활비에 쪼들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항상 반전이 있듯 그녀가 청소를 하고 있던 저택에서 정말 우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면서 부자인 에드를 만나게 되지만 내부자 거래로 고발당하면서 돈도 회사도 친구도 모두 잃게된 상황에 놓인다. 에드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 극초반에 나오는데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은 우연히 스코틀랜드로 동행을 하게 된다. 물론 에드가 차를 몰고 제스의 가족이 따라가면서 말이다. 절망으로 가득찬 순간에서도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서로를 붙잡아준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이혼하는 가정이 늘고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눈 앞에 놓은 상황을 빗겨가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는 제스로 인해 에드는 점점 변화되어 간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어려운 상황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던 제스와 그녀의 가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나의 여행 이력서 (0) | 2014.12.09 |
---|---|
[서평] 에바 오디세이 : 에바와 함께 떠나는 종교 문화 여행 (0) | 2014.12.07 |
[서평]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0) | 2014.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