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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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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본 왕에 대한 이야기다. 기존 알고 있었던 내용에서 더 깊게 들어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현재 남아있는 사료 중 <승정원 일기> 등을 통하여 그 당시 왕들이 재임기간 내내 달고 다녀야 했던 병들과 치료를 위한 처방전, 생활패턴과 음식들을 한의학의 관점에서 다뤄서 그런지 꽤 몰입하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를 단편적으로 알면 그것이 마치 사실인냥 이미지로 굳어 버릴 수 있었는데 우리가 가진 환상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부분도 재미있었다. 재임기간이 짧은 건 부종이나 종기 등 질병과 과로로 인한 건강악화를 들 수 있는데 질병치료기록과 구체적인 질병, 처방기록을 살펴보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내용들이다. <동의보감>의 저서를 남긴 허 준과 같은 명의가 항상 관내에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건 이들의 지혜로움이다. 왕의 보좌가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만큼 중대한 자리이기에 왕의 건강을 전담하는 부서가 존재하였고 왕의 몸 상태를 항상 관리하고 건강을 돌보기 위한 음식과 약재들로 몸의 기운을 북돋으려고 했다.


왕에게만 특별히 허락되어 높이 부르는 말도 흥미롭다. 용안, 수라상, 용포, 전어, 용상, 안수, 어수, 구순 등 왕에게 붙인 명칭들은 일반 백성들과 구분되어 불렀으며, 주치의처럼 늘 왕의 건강상태가 어떤 지를 체크하는 내의원을 별도로 둘 정도로 특별히 건강을 잘 돌봐야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제일 장수하면서 오랫동안 통치했던 왕은 영조 뿐이고, 젊은 나이에 요절하거나 종기같은 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병사한 왕들이 태반이었다. 지금의 의학기술로는 쉽게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도 그때는 목숨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치료하기 힘든 질병이었다고 한다. 한의학이나 식이요법은 발달했어도 의학기술이 발달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명의를 초빙하여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렸던 것이다. 또한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조는 과로사일 경우가 높다고 한다.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제도를 재정비하고 노력했지만 결실을 맺기도 전에 병에 발목을 잡히고 만 것이다. 앞부분에 나오는 세종은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당을 들이고 굿판을 벌이거나 이에 심취하여 어머니를 살리고자 무당굿을 벌였다는 건 정말 의외였다. 또한 잔병치레를 죽을 떄까지 했는데 비만을 이유로 든 것도 흥미로운데 연년으로 상을 치뤄야 했던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조선시대의 왕들이 걸린 질병은 모두 겪은 왕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치료에 힘썼다는 부분은 잘 매치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왕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소장가치가 높은 것 같다.


온천 매니아인 세종에서부터 뇌일혈로 세상을 떠난 고종에 이르기까지 왕들의 질병과 치료를 위한 처방전, 각종 보양식들은 지금까지 알던 왕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부분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천하를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백해무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러모로 역사에 관심이 높은 분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만큼 빠져들면서 읽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이다.




왕의 한의학

저자
이상곤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4-12-10 출간
카테고리
건강
책소개
조선 왕의 질병 속에서 역사의 비밀을 읽는다! 조선 왕들의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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