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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위험사회를 진단한다 : 사고사회를 넘어 안전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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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아파트가 붕괴었을 때도 부실건설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지만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대형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대형사건만 나열해보면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세월호 참사까지 근본적으로 지켜야 할 절차들은 무시되었고 사고예방 시스템은 작동을 멈췄다. 끈질기게 이어오는 정계 유착관계로 로비를 한 덕분(?)에 부실시공을 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문제제기를 하면 일단 괜찮다고 둘러대지만 이런 경고를 무시한 후에는 반드시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한국사회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판교 환풍구 추락사건이 일어났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유스페이스 광장이 회사 근처에 있어서 마침 축제가 벌어지던 당일 가볼까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안가고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환풍구에 올라서는 것을 막을 안전요원도 없었고, 사람들이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환풍구 설계나 허술하게 방치한 환풍구로 인해 사람들은 환풍구 위에도 올라서길 두려울만큼 불신감이 팽배해졌다. 누가 그 위에 올라서다가 추락할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요즘과 같은 시기에 시의적절하게 나온 책이다.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공동체로써 위험을 예방하며 안전사회로 가기 위해 세워야 할 로드맵을 보여준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런 징조나 메시지를 인지하면서도 무시했거나 뭐 별 일 있겠어라는 안일한 사고가 화를 더욱 키운 것들이다. 제2롯데월드만 해도 바닥에 균열이 생겨 갈라졌음에도 관계자는 컨셉이라는 식으로 둘러댔는데 손바닥으로 가릴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이 달린 문제이고, 당장의 수익보다는 철저하게 시공과 설계에서 문제는 없는지 확실하게 짚고 넘겨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은 최소한의 안전진단도 없이 왜 1차 오픈을 했느냐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은 뒤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저자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현재의 문제점들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고착화된 한국만의 문제인건지. 대형사고가 잊을만하면 반복해서 일어나는데 메뉴얼이 없는건지 훈련을 받지 않는건지 사고 이후 수습과정도 비슷하게 부실하다. 


책임회피, 거짓증언, 안전대책 세우기라는 패턴은 지긋지긋하다. 그리고 올곧게 사회시민단체들이 문제점들에 대해 경고를 하지만 한결같이 묵살하고 무시한 채 진행한다. 결과는 자연파괴, 혈세낭비, 인재로 이어져왔다. 토건 국가세력 또는 개발주의 세력과 치열하게 싸워 '생태 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길만이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그간 토건을 앞세우며 뭔가를 개발하면 발전을 불러온다는 논리도 전문가 집단과 결탁하여 4대강 사업처럼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왔다. 수십조에 달하는 혈세는 댐과 보를 세우는데 낭비되었고 녹조라떼로 자연은 파괴되고 심지어 여러 곳의 보는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걸로 홍수를 예방하고 4대강은 살렸을까? 토건 지상주의와 밀어부치기식 행정이 바뀌지 않는 한 여전히 부실시공이 존재할 것이고 최소한의 안전진단도 허술하게 형식적으로 넘어갈 것이다. 하나의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체계적으로 착착 진행하는 프랑스의 사례를 본받아 안전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위험사회를 진단한다

저자
홍성태 지음
출판사
아로파 | 2014-12-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위험사회를 진단한다]는 위험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하여 위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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