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으로 두꺼운 책이다. 828페이지에 달할만큼 이제까지 경제학의 토대를 세운 경제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글로 채워져 있어서 이 모든 것을 다루다보니 섣불리 책을 집어들어 정독하기엔 다소 부담감이 느껴질만큼의 두께를 자랑한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는 시장과 개인, 경쟁을, 2부에서는 민주주의와 집단, 윤리, 3부에서는 발전, 제도, 통제를, 4부에서는 이데올로기와 과학, 정치를, 5부에서는 여사, 지식, 행복을 다루는데 경제학, 사회학, 역사학, 정치학, 철학, 문화까지 지난 수백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발전해온 경제학의 모든 지적유산들을 단 한 권으로 총망라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반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들의 이름을 달달 외우는 것보다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사항의 뼈대만 이해하고 목차 순서와는 상관없이 각개격파식으로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소비와 생산, 자본이 맞물려서 경제학이라는 이론이 생겨난 것인데 번역서였으면 더 딱딱하게 읽혔을 것 같다. 하지만 딱딱한 이론만을 나열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거의 경제학의 총론을 다루고 있는 복잡한 주제의 책임에도 글은 대중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정도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경제학의 대가들이 오랫동안 내려져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저자는 비교, 분석하여 명확하게 꼬집어준다. 워낙 방대한 주제를 다루다보니 균형감을 잃을만도 한데 주제별로 각각 나눠서 설명해주니 전반적인 자본주의의 개념과 배분과 분배, 노동시장에 대한 얘기들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을 통해 독자는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 생각해볼만 하다. 경제라면 지긋지긋해서 아예 담을 쌓고 있는 분이라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는 학자들의 주장을 보며 다각도의 시선을 갖고 읽을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더 좋은 점을 들면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가 경제에 미친 영향과 노동시장의 변화과정, 민주주의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부분들을 총괄해서 쓰여져 있기 때문에 나름의 생각을 갖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지적영역을 넓힐 수 있는 책인데 이 책을 전부 한 번에 완독해야겠다는 무모한 욕심만 버린다면 관심있는 주제부터 읽고 시야를 넓히는 데는 이만큼 남는 것이 많은 책은 없을 것이다.
저자가 2000년부터 이 책을 쓰기 위해 구상하고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만든만큼 고스란히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 있으며, 그 오랜 시간동안 기울인 노력 덕분에 개인과 집단, 제도에 대하여 좀 더 생각이 많아지게 된 책이다. 책 소개처럼 말 그대로 인문학적인 안목으로 만든 수준 높은 정치경제학 교양사로 근대 이후의 모든 경제학 이론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기사도 좋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담은 이 책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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