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도련님

반응형




작가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정작 나쓰메 소세키가 쓴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도련님>을 읽게 되었다. 처음 만나본 작품이었는데 마치 요즘 쓰여진 책을 읽는 것 같았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약 100여년에 쓰여진 고전인데도 생동감이 넘쳐 흐르는 작품이었다. 이렇게나 재밌을 줄은 몰랐는데 한 편 펴들고 읽기 시작하면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연상이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성격들도 고스란히 전혀져 오는 느낌이랄까? 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며,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에 열광하는 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불리우는 나쓰메 소세키인데 책은 복잡하게 쓰여지지 않아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미 다른 출판사에도 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꿈결에서 나온 <도련님>은 번역이 매우 자연스럽고 매끄러운데다 100여개의 주석을 달아두었고, 책 중간마다 멋진 일러스트가 수록되었으며 책 말미에는 나쓰메 소세키와 작품의 상세한 해제,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참고한 내용, 그 당시의 사진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세계를 대강 그려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일러스트와 사진이 수록되어서 소장가치를 높인 책이다. 단순히 책만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작품을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장치들로 인해 전혀 책값이 아깝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실한 번역은 덤이다.


이 책은 일종의 성장소설의 형태를 띈다. 항상 말썽을 일으킨 주인공은 집에서도 눈 밖에 나게 되는데 언제나 뒤에서 챙기는 건 기요라는 나이 많은 하녀였다. 형으로부터 받은 600엔을 모두 공부하는데 쏟아부은 주인공은 도쿄의 물리 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교장 추천으로 시코쿠라는 소도시의 중학교 수학 교사로 발령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시니컬한 주인공의 생각이 흥미로운데 무조건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기 기준으로 첫 대면한 교사들마다 별명을 붙인다. 주인공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만큼 성격이 확고하다보니 학교 내에서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과도 충돌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소동, 에피소드들은 주인공이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학생들이 장난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너구리, 빨간 셔츠, 아첨꾼, 아프리카 바늘두더지, 끝물 호박처럼 교사들마다 개성을 콕 집어서 별명을 지어 준 것을 보면 사람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단순히 성장소설로서 재밌게 읽을 수도 있지만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주인공을 통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의미심징하다. 아무래도 그 당시 시대상만을 대표했다면 괴리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고전들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믿음에서 비리들이 넘쳐나는 것은 아닐까? 성공의 댓가가 부정한 방법이었다면 그것이 과연 간절히 바라던 성공의 꿈을 이룬 것이 될까? 가벼운 듯 가볍지 않게 읽게 되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은 읽은 뒤에도 생각할 꺼리들을 남겨둬서 여전히 사랑받는 것 같다.




도련님

저자
나쓰메 소세키 지음
출판사
꿈결 | 2015-02-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막무가내 도련님의 천방지축 성장기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 나쓰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