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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만화를 찾아 떠나는 일본 여행 : 만화에 빠진 30대 오타쿠의 기상천외한 일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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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달리 어릴 적에는 방송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곤 했는데 평일과 일요일이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서 보곤 했다. 그때만 해도 <은하철도 999>, <엄마찾아 삼만리>, <개구리 소년 왕눈이>, <파트라슈의 개>, <미래소년 코난>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일본 만화가 원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컸기 때문에 그다지 이질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청량리 헌책방이나 동네 헌책방에 가서 보물섬처럼 두꺼운 만화책을 사서 보고 중학교때는 <닥터 슬럼프>, <드래곤볼>이 인기를 끌었는데 지금으로치면 문고판이라 판형이 아주 작은데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보통 만화들이 시리즈가 길어서 하나씩 모으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 정도로 단행본을 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즐겨해서 어느 작품에 꼿히면 쭉 봐야 직성이 풀린다. 


일본 만화는 장르가 워낙 다양하고 폭이 넓어서 일종의 매니아층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이 책에 나온 작품만 해도 <슬램덩크>, <명탐정 코난>, <맛의 달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 <데스노트> 등 읽어 본 작품들이 수두룩 하다. 만화를 읽으면서 실제 배경이 되는 곳을 찾아가 보겠다는 생각은 미쳐 못했는데 저자는 오타쿠 기질로 아내와 함께 일본 여행을 떠난다. 과연 사진과 만화를 함께 보니 작가도 실제 지역을 바탕으로 그렸다는 점이 흥미로웠는데 무엇보다 싱크로율 100%에 가까울 정도로 흡사해서 놀랬다. <슬램덩크>는 완전판으로 전율하면서 본 만화인데 북산고 학생들이 첫 시합때 탔던 교통수단이 에노덴 노면전차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가마쿠라코코마에역도 가보고 싶어졌다. 왠만한 오타쿠 기질이 아니면 정확하게 그 지역으로 가서 만화에 등장하는 장면과 맞는 지 비교해보지 않을텐데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 되었다.


아마 <맛의 달인>에서 소개한 음식이 실제로 있는 지 궁금해 하거나 <명탕점 코난>에 나오는 수많은 지역을 찾아가면서 대사를 읊조리며 만화에 푹 빠져본다면 색다른 체험이 될 것 같긴 하다. 아직 여행사에서 그런 테마를 소재로 한 패키지 상품은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만약 그런 상품이 출시된다면 매우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은 만화 천국이자 컨텐츠 왕국이라서 어딜가나 만화 캐릭터들이 광고를 가득 채우고 동상이 세워질만큼 관광상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오죽하면 <맛의 달인>과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소개된 에비스 맥주기념관에서 해당 페이지를 펴놓고 전시를 하기까지 하겠는가? 만화로 표현할 수 있는 상상력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는 많은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일본이나 미국은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있는 나라다. 일본은 19세기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오늘날의 도안집과 흡사한 형태로 인물도를 그렸다고 하는데 일본의 다양한 컨텐츠 기반산업과 캐릭터 산업은 굉장히 부러운 점 중 하나다. 이 책은 만화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둘 다 만족하면서 읽을 수가 있고 전에 봤던 만화를 다시 들척이게 될 것 정도 흥미를 자극시키는 책이었다.




만화를 찾아 떠나는 일본 여행

저자
이지성 지음
출판사
어문학사 | 2015-02-17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만화에 빠진 30대 ‘오타쿠’의 기상천외한 일본 여행기“리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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