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글을 집어삼키는 지점에 이르자 하나의 문장을 완성 짓기까지 수없이 고쳐 써야 했다.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어렵고 혹시나 바닥날지도 모를 글감 때문에 신경을 곤두서야 겨우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는 삶을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쓴다. 의식이 흐르는 대로 오늘 내가 보고 맛보고 느꼈던 감정들을 글로 문장들로 토해낸다.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는 간결한 문체로 치유와 성장 그리고 성찰을 위한 글들로 채워져서 편안하게 읽었다. 8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를 해왔다는 저자답게 '생각의 주석'에 드러나는 글의 깊이가 남다르다. 그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책의 무게만큼이나 스스로의 성찰과 깊은 묵상으로 깨우친 자만이 쓸 수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로 복잡하게 에둘러 쓰지 않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이해하고 경험한 인생을 저자는 매일매일 글쓰기로 풀어냈다. 8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는 건 생각처럼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봤다는 반증일 터이다. 미디어 매체가 늘어나고 동영상이 대세라고 해도 여전히 책장 넘기는 소리와 책 읽는 시간이 좋다. 당연한 이치임에도 책장을 덮고 일상을 살아갈 때 잊어버리다가 다시 책을 꺼내 읽을 때 기억나는 일이 반복돼도 마음이 향하고 우매한 나를 깨치는 통로라 기꺼이 내 시간을 할애한다. 전혀 모르던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은 언제 들어도 몸보신이자 보약이니 새겨들으면 이롭다.
가볍고 쉽게 쓰인 것 같아도 삶이 녹아들고 독자들이 묵상할 여백을 남겨주어서 심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책이다.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어 따스한 봄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더 나아질 여지가 있고 읽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내공은 고스란히 글쓰기로 나타나며 정성스럽게 쓴 글은 누군가의 기억으로 소환될 것이라 믿는다. 비록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직하게 좁은 길을 걸어가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글을 쓰다 보면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벗어날지도 모른다. 잘 써야겠다는 욕망을 벗어던지고 글 앞에서는 솔직해져야겠다. 내 지심이 상대방에 닿을 수 있도록 글쓰기를 멈추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