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플랫폼을 빼놓고는 얘기하기 힘든 세상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SNS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주고 대부분의 활동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투오(Online to Offline)라 불리는 앱 기반 공유 플랫폼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 중이며, 한 번쯤은 이용해봤던 앱이다. 이렇게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사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자의 관점이 아닌 플랫폼 노동자들의 시선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가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라이더들이 배달해 주는데 그들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노동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다. 열악한 노동 환경과 생살여탈권은 플랫폼 자본의 폐해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피지털 논리에 밀려 시장 질서가 플랫폼 기업의 구조화를 가속시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빅데이터로 수집한 내 개인 데이터들이 자본주의 시장의 마케팅 용도 활용되어 플랫폼을 이용하면서도 이용당하는 줄은 몰랐다. 예를 들어 내가 자주 이용하고 구매하는 쇼핑몰의 첫 화면은 내 구매 성향과 취향을 반영하여 보여주는 것도 재구매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빅데이터는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려 나에게 맞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재구매 확률을 높여주고 기업들은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정보들인 셈이다. 유튜브 알고리즘도 마찬가지다. 내 의지에 의해 결정 내리기 보다 빅데이터에 따른 편향된 콘텐츠만 지속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플랫폼에 예속된지도 모르고 갇혀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용해왔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플랫폼 시장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있다. 인간의 편리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발전해왔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정보 인권 침해와 데이터 오남용, 대량 유출 등 정보 주체자의 동의 없이 목적 외 정보 수집과 가공, 알고리즘 분석을 통한 사회적 차별에 이용당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데이터 주권이 자본주의 현실 앞에 침해당하고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되겠다. 머지않은 미래에 제4차 산업혁명을 우리는 맞이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문해력으로 해석되는 리터러시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사는 이때 꼭 읽어봐야 할 유의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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