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웨스트, 허스턴, 아렌트, 매카시, 손택, 케일, 디디언, 에프런, 헬먼, 애들러, 맬컴까지 이들은 글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몇몇 여성은 서로 교류하거나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 연결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종의 사회로부터 받게 되면 편견으로부터 당당하게 지면을 할애하여 목소리를 냈고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이 책에 실린 여성들이 항상 옳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20세기의 훌륭한 논쟁들에 치열하게 참여했다는 점만으로도 그녀들은 인정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 지금보다 훨씬 전통적인 성차별이 만연한 시대였음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주장을 펼치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아이러니, 풍자, 조롱이 섞인 글로 되갚아 주는 등 우아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시대마다 남성들보다 유난히 똑똑하고 특출난 재능을 가진 여성들에게 무조건 찬사만 쏟아지지 않았다. 일부 남성들은 반발 심리에서인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어떻게든 창피를 주려고 했다. 그럼에도 사회적 분위기나 인식 앞에 매몰되거나 설득당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준대로 당당하게 맞섰다는 점이 후대에 와서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둘째 조처럼 출판사에 문을 두드려 글을 쓸 기회를 얻었던 것처럼 기회를 스스로 찾았고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분명한 것은 그녀들은 글과 행동으로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 싸웠다는 점이다. 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커다란 위력을 보인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으로 앞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들이 펼친 주장에 동의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상관없는 별개의 문제다. 기존의 전기를 읽을 때처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상기시키며 한 인물을 천천히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이보다 더 재미있는 책도 없을 것이다. 책에 언급된 12명의 인물들은 서로 같은 공통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이나 사상이 부딪히며 동일화시킬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인데다 워낙 글쓰기에 소질을 갖고 있어서 그들처럼 내 글이 곧 내 이름이라 부르게 되도록 글에 더 애착을 가지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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