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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운전하는 철학자 : 운전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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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철학자

 

 

설마 운전이 철학과 어떤 상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읽을수록 인간의 행동에 끼치는 영향을 깊이 있는 내용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밀도 있게 주제를 풀어나간 이 책은 저자의 필력과 폭넓은 지식에 감탄하게 됩니다. 자동차와 운전의 영역을 인문학적인 영역으로 대입시켜 들여다봤을 때 이렇게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그렇다고 철학을 다뤄서 어렵게 읽힐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어느 부분을 읽더라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며 가독성까지 좋습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견을 다툴 토론거리를 던져주며 계속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화와 기술 혁신으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의 주권이 넘어갈 때 문제를 고민해 봅니다.

"운전을 하는 것은 자유로움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 이런 자유로움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역시 운전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술인 듯하다."

우리들이 자동차를 구매하여 운전을 하는 이유도 주권이 자신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어디로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근데 자율주행차는 중앙 관제실의 통제를 받고 인간이 제어하지 못합니다. 사실상 자동화 시스템에 운전을 떠맡기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운전과 관련된 상황 위주로 다룰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자동차 전반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있거나 오랫동안 운전대를 잡은 분들이라면 너무나도 재미있어야 할만한 책입니다. 사실 자동차, 운전과 연계되어 할 이야기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이런 소재들로 철학의 깊이까지 파고들어 이 책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을 우리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장되어 인간다움에 관하여 고찰하는 이 책은 두고두고 아껴서 읽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평범했던 일상도 다르게 보이며 운전 하나만으로도 인간성과 습관이 드러나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간혹 우린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삽니다. 아니 별다른 생각 없이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누구도 운전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책을 쓰지는 못할 겁니다. 어느 부분을 읽더라도 철학이 일상에서 다뤄질 때 결론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사는 길입니다. 어쩌면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 가장 나다운 인간성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한데 이 책을 읽고 운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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