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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초가치 : 돈으로 살 수 없는 미래

 

초가치

 

8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두꺼운 책임에도 차근차근 읽다 보면 그리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다. 모든 재화엔 값이 매겨지는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 가치의 주요 골자다. 이 책은 3부에 걸쳐 16장으로 나눠 시장 사회와 가치, 가치 혹은 가치관의 세 가지 위기, 초가치 등 폭넓은 주제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워낙 많은 얘기를 담고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을 다 알기는 어려웠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다루는 부분은 가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경제 교과서에 어렴풋이 배웠던 부분을 다시 되짚어보는 기분이었는데 익숙한 이름이 나왔을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결국엔 경제에 대한 이야기다. 화폐, 통화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다. 이젠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위기, ESG, 탄소중립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이슈들이 등장하는데 앞으로 초가치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우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불확실성은 도처에 있고 겸손하게 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겸손함은 우리가 모든 해답을 알기 전에 목표를 정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겸손하게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토론으로 최상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가치 있는 과거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었듯 목적이 있는 삶이 곧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면 시장경제의 원리와 역사는 웬만큼 꿰뚫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금융 위기, 보건 위기, 기후 위기 등 전 세계가 고통 속에서 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며, 현재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국가와 시민들이 이와 같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 방법은 무엇인지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앞으로 과거의 역사를 훑어보는 이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미래를 대비하려면 과거를 알아야 하며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목적의식을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