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미술관에 걸린 그림보다 천장에 그린 천장화는 넓은 대지를 가득 메운 그림이기에 고개를 젖혀 올려다보면 이걸 완성한 화가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가슴을 울리는 벅찬 감동을 준다. 비어있는 공간을 채운 그림을 넘어 예술 작품에 가까운 인류의 유산이다. A4 사이즈에 가까운 판형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신비로운데 직접 가서 보게 된다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종교, 문화, 권력, 정치로 분류하여 네오니아노 세례당부터 의회의사당까지 근현대에 만든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책 제목을 <천장화의 비밀>이라고 지었지만 실제 읽어보면 천장화에 얽힌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밝혀내는 내용이 아니라 어떤 배경 속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썼기 때문에 비밀 아닌 이야기로 보는 것이 맞다.
유럽권의 대성당, 교회, 수도원, 궁전, 왕궁, 박물관, 극장의 경우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장식되었다면, 이와 다르게 이슬람 궁전의 특징은 여러 모양을 가진 타일로만 채워졌다. 천장화를 보면서 들었던 의문은 그 당시 어떤 방법으로 높은 천장에 그림을 그렸을까였다. 천장화를 완성하려면 화가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그렸을 텐데 고개만 든 불편한 자세로 앉아 지옥 같은 환경 속에서 힘들게 작업했을 거라고 추정된다. 비율은 어떻게 맞췄으며 담벼락에 그리는 것과 달리 천장이라서 보통 힘들지 않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나 알람브라 궁전 같은 경우 그림이 아닌 건축 장식이라서 위대한 것 같다. 건축된 시기나 규모로 봐서도 지금까지 잘 보존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잘 만든 천장화 하나는 백 가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책에 소개한 38곳 건축물은 그 자체로도 대단한데 천장화는 장소나 공간이 가진 상징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압도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마치 도록을 보는 것처럼 책 지면을 그림으로 꽉 채웠고, 그려진 작품이 무엇을 뜻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림에 대한 해석과 함께 건축하게 된 의미와 배경까지 알게 되어서 좋았다. 당대 최고의 화가가 천장화 작업에 참여한 것도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뱅퀴팅 하우스>의 천장화를 그린 화가인 페터 파울 루벤스, 미술사에서 최고의 천장화라 불리는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의 프레스코화를 그린 미켈란 젤로, 바로크 시대 유럽의 걸출한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가 그린 <바르베리니 궁전>의 천장화를 보면 당대 최고의 화가가 남긴 영원불멸의 예술 작품에 다 함께 만나볼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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