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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책 여행자 :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유럽 헌책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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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열 세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함께 아시아 곳곳을 여행했다고 한다. 태국과 홍콩을 거쳐서 정착한 인도.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곳인데 그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 속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영국인 선교사들이 지은 기숙사 학교라고 하는데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소설 '소공녀'의 배경이 된 학교라고 한다. 그 속에서 발견한 학교 도서관의 기억은 그녀의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다. 어릴 때 직접 보고 느낀 경험과 그 영향력은 평생 기억으로 남아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다. 자라날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면 커서도 항상 책과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 저자도 성인이 되기 전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세계 각지를 돌며 헌책방이나 고서점을 찾아갈 힘을 얻지 않았을까? 그래서인지 책 날개 속 해맑은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무척 행복해보인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행복한가보다. 이 책을 읽는 나 역시 어릴 적부터 책에 대한 기억이 남달랐다. 초등학교때는 일부러 책이 좋아서 혼자 버스를 타고 청계천까지 가서 노상에 펼쳐놓은 헌책들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뒤적거렸던 기억이 있다. 항상 헌책방이란 퀘퀘한 냄새로 코를 찌르는 곳이었다. 층층히 쌓인 책더미와 무언가 보물을 발견하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기대심으로 한참을 뒤적여야 했다. 가진 돈도 별로 없었고 그나마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헌책방이었다. 그 보물이란 다름아닌 같은 책이라도 보존상태가 깨끗한 책이었다. 물론 내가 찾는 책 중에 하나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었다. 하지만 대개 헌책방들은 좁은 공간에 책을 진열하고 있어서 습기차기 쉬운 환경이다. 책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방치된 헌책방이 모 중고서점을 통해서 새롭게 거듭난 느낌이다. 헌책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할만한 거의 새책같은 중고책들이 많고 정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헌책방 현실을 보면 몇몇 곳만 겨우 명백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그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춰보면 그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들른 헌책방들의 모습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책을 판매하는 사람이나 구입하는 사람이나 책의 가치를 인정하고 제대로 대접해주기 때문에 그 안의 분위기마저 품격이 느껴진다. 책은 지식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렇게 세련된 인테리어에 진열된 책 틈바구니 속에 양질의 책을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 나라의 독서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그녀는 그렇게 책이 좋아서 떠난 여행 속에서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스스로 깨달은 바를 전해주고 있다. 책 제목처럼 여행하면서 읽으면 좋을만큼 내용도 참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고 공유하고픈 이야기들이 많다. 단지 헌책방에 관한 내용만 있을거라고 기대했다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책 곳곳에 소소한 읽을거리들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여러모로 책과 관련되어 읽기 좋은 책이다. 그녀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책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 지 그녀가 찾아간 헌책방을 따라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도 좋다. 좋은 감성으로 읽을거리가 가득했던 에세이였다.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책 여행자

저자
김미라 지음
출판사
호미 | 2013-12-2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책과 여행이 낳은 아름다운 혼혈아, ‘책여행자’ 책 속을 여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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