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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자살클럽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모험소설 <보물섬>의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이라 어떤 내용일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자살클럽이 있었나봅니다. 요즘도 인터넷 카페에 나도는 자살관련 카페가 문득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이 책은 세 편의 단편소설을 연결지은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왕자인 플로리즐과 그의 충신인 왕실거미장관인 제럴딘 대령이 각각 다른 주제의 사건에 얽히면서 겪는 모험을 다뤘죠. 고전소설이라 조금 투박하게 보이지만 극 전개 속으로 빨려드는 건 작가의 역량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자살클럽은 한 청년이 자신의 재산을 모두 탕진해버리고 마지막으로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순회활동을 하는 와중에 만나게 됩니다. 그가 왜 이런 기이한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던 와중에 자살클럽의 존재를 알게 되고 밤 11시를 넘어 그 소굴로 들어갑니다. 처음엔 발뺌하며 연기하던 회장은 침착하게 대응하는 왕자와의 대면에서 두 일행을 받아들입니다.


흡연실에서 자살클럽에 모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왕자와는 달리 대령은 조금 그들과 떨어져서 있었는데 화장은 명예회원인 맬서스를 소개한다. 맬서스와 긴 대화를 나누며 자살클럽을 알아갑니다. 이제 회장이 딜러역할로 원탁에 모인 그들은 나눠주는 카드패에 따라 죽음도우미와 죽음을 맞이할 자로 운명을 맡깁니다. 스페이드 에이스는 죽음의 표식이고 클럽 에이스는 자살도우미인데 맬서스는 스페이드 에이스를 받았고, 크림파이 청년은 클럽 에이스를 받아쥐었다. 다음날 소식을 접한 왕자와 대령을 그런 모임을 혐오하며 괴로워합니다. 비상식적이고 인간의 죽음을 놀이처럼 즐기는 회장을 잡아들이죠. 그 후 또다른 여행이 시작될 것처럼 끝나는데 다른 이야기의 단편과 이야기는 흐릅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생명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치들이 보입니다.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에 절규하는 왕자는 많은 점들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청년 이야기'와 '의사와 사라토가트렁크에 얽힌 사연' 그리고 '이륜마차를 타고 겪는 모험'까지 상상을 하며 읽게 되는데 마치 왕자와 대령을 따라 기이하게 반복되는 사건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스티븐슨은 인간의 이중성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가로 선과 악 사이의 갈등 속에서 결국 선이 이기는 스토리는 인간이 가진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을 교훈으로 안겨주고 있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짧은 단편소설 끝에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연보와 부록이 딸려있는데 아마 그가 남긴 작품을 이해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겁니다. 오랜만에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전소설이라 잠시 향수에 젖어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살클럽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출판사
까만양 | 2014-03-1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추리소설의 대부 아서 코난 도일이 고전작가로 극찬한 [보물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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